밤 9시가 넘어서까지 운동을 시키다니, 그것도 초등학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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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최지훈
- 작성일
- 2004년 9월 23일
- 조회수
-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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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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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학교운동장을 열바퀴 뛰는 것과 팔굽혀 펴기를 하루 삼 십회씩 하는 것이다.
오늘도 저녁을 먹고 야구중계를 조금 보다 어슬렁 어슬렁 집을 나섰다. 뛰러. 헌데 운동장이 환하다. 초등학교 야구부원들이 야간훈련을 하는 것이다. 쩝쩝 돌아설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오늘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어제도, 그제도 그랬다. 이거 좀 심각하군. 이미 밤 9시가 넘었는데 말이다. 그러고보니 언제 한번은 훈련하는 학생들을 피해 운동장 구석에서 몸만 푼 적이 있었는데, 그 때도 밤 10시가 가까운 시간이었다.
결국 한참을 걸어 운동부가 없는 다른 초등학교 운동장에 가서 뛰고 방금 들어왔는데, 어째 기분이 찜찜하다. 고작 열 살이 조금 넘은 아이들 아닌가? 무슨 프로야구 선수들도 아니고 야밤에 훈련을 하냐?
이건 학교측이나 감독, 그리고 운동선수의 학부모 모두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아무리 야구경기가 중요해도 초등학생을 그것도 휴일도 아닌 평일에 밤 9시가 넘는 시간에 연습을 시키다니? 그 아이들은 그럼 언제 자고, 내일 학교수업은 제대로 받을 수나 있겠는가?
그 나이때는 모름지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한다. 그래야 발육도 잘되고 나중에 혹시 프로선수가 되더라도 더 잘되게 마련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인성교육이다. 가끔 훈련모습을 보면 감독이 아이들을 마구 다그치던데, 꼭 그래야만 교육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아무쪼록 앞으로는 야간훈련을 삼가해주기 바란다. 아이들 아닌가? 그 중 몇 명이 프로선수가 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설령 프로선수가 되더라도 초등학교때부터 그렇게까지 훈련을 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추가 :
이 글에서 언급한 학교는 축현초등학교입니다. 아마도 전국대회를 앞두고 야간훈련을 하고 있는가 봅니다.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초등학생을 밤 9시가 넘어서까지 훈련을 시키는 것은 비인간적인 행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직접 축현초등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남기려고 했으나, 자격에 제한되어 그러질 못했습니다. 마땅히 건의할 곳이 없어 이곳에 글을 남깁니다.